Ed Fairburn: 낡은 지도 아름다움
런던의 한 스튜디오. 낡은 지도가 놓여 있고 그 위로 펜촉이 바쁘게 움직인다. 산맥의 등고선은 머리카락의 흐름이 되고, 도시의 복잡한 도로망은 얼굴의 주름으로 태어난다. 영국 웨일스 출신의 아티스트 에드 페어번(Ed Fairburn)은 지도라는 ‘길’ 위에 사람의 초상을 그려 넣어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도의 역사와 감성을 존중하며 그 위에 섬세한 선을 겹쳐 하나의 초상을 완성하는 그의 작업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넘어, 존재와 공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깊이 있는 여정이다.
목차
- 빈티지 지도를 사랑하는 이유
- 지도 그림의 시작
- 음악과 예술에 대한 경의
- 에드 페어번이 말하는 예술과 삶
-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
- 앞으로의 계획
빈티지 지도를 사랑하는 이유
페어번은 지도가 가진 고유한 매력에 매료되었다. 그는 모든 지도가 종이의 재질, 보관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향기와 질감을 품고 있다고 말한다. 오래된 지도를 찾아 헤매는 긴 시간조차 그에게는 창작의 일부이다. 원하는 지도를 찾았을 때의 기쁨, 그리고 기대와 다른 종이를 마주했을 때의 아쉬움까지도 그의 예술을 완성하는 중요한 감정들이다. 낡은 지도의 패턴과 고유한 분위기는 작품의 숨결을 불어넣고, 인물의 초상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지도 그림의 시작
2012년, 일러스트를 전공하며 시작된 지도 초상화 작업은 지도의 강줄기와 건물, 수많은 기호들이 사람의 머리카락이 되고 얼굴이 되는 경이로운 퍼즐 맞추기 과정이었다. 그가 사용하는 '토포포인틸리즘(Topopointillism)'이라는 독창적인 기법은 등고선(Topography)과 점묘법(Pointillism)을 결합한 것으로, 가까이서 보면 복잡한 선들의 집합이지만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 완벽한 초상화가 드러나는 시각적 착시를 선사한다.
음악과 예술에 대한 경의
음악과 예술을 향한 그의 경의는 유명인 포트레이트로 이어진다. 존 레논의 앨범 'Mind Games'의 재발매 기념 하드커버 일러스트를 의뢰받았을 때, 그는 존 레논의 고향인 영국 리버풀 지도 위에 초상을 새겨 넣었다. 그의 아내인 요코 오노는 일본 도쿄 지도 위에 그려 넣어 각 인물의 정체성과 지리적 배경을 하나로 엮었다.
에드 페어번이 말하는 예술과 삶
페어번은 BBC 라디오 솔렌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업 방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저에게 있어 작업 과정은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기르는 과정입니다. 하나의 선을 잘못 그으면 되돌릴 수 없기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지만, 저는 이 작업이 주는 평온함을 사랑합니다." 그는 지도의 강이나 도로는 여백으로 남겨두고 새로운 선을 겹쳐 그림을 완성한다. 지도가 가진 본질적인 느낌을 살리면서 동시에 새로운 창작물을 얹는 그의 작업은 그 자체로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는 시도이다.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
그는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며 순수미술을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작업에 ‘누아르(Noir)’적인 미학을 추구하며 사진작가 니콜라스 밀러(Nicolas Miller), 오드리 마르퀴스(Audrey Marquis)와 화가 니콜라스 모글리(Nicholas Moegly), 그리고 재즈 밴드 '보렌 앤 더 클럽 오브 고어(Bohren and Der Club of Gore)'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그의 창작 파트너인 보비 조(Bobbie Jo)는 그의 주요 뮤즈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
페어번은 런던과 워싱턴 D.C. 등 전 세계의 다양한 도시 지도를 활용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신작들을 발표하며 한정판 프린트와 원화 등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웹사이트와 SNS를 통해 신작 소식을 가장 먼저 받아볼 수 있다.
Artist : Ed Fairburn (UK)
Homepage : https://edfairburn.com
Instagram : https://www.instagram.com/edfairburn
Tiktok : https://www.tiktok.com/@edfairburn
Facebook : https://www.facebook.com/EdFairburn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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