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 스필러] 47년 전 뉴욕 지하철, 지옥 속에서 피어난 스타일의 기록

Willy Spiller: 힙스터와 갱스터 그 사이의 몽상가

1970년대 말, 범죄와 혼돈의 상징이었던 뉴욕 지하철. 모두가 피하고 싶어 했던 그곳을 향해 기꺼이 렌즈를 들이댄 한 남자가 있습니다. 취리히 예술 디자인학교를 졸업하고 사진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던 윌리 스필러(Willy Spiller)는 쇠퇴하는 도시를 기록하겠다는 꿈을 안고 뉴욕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그의 대표작 'Hell on Wheels'를 탄생시켰습니다. 지옥의 바퀴 위에서 그는 절망이 아닌, 생생하고 자유로운 삶의 에너지를 발견했습니다.

낡고 녹슨 지하철 창가로 다양한 인종과 사람들이 서있거나 앉아 있는데 창밖으로 두건과 썬그라스를 쓴 흑인 할머니와 청색 자켓과 난방을 입은 수염을 기른 썬그라스 쓴 남성의 얼굴이 보입니다.


목차
  • 쇠퇴하는 도시 뉴욕
  • 아날로그 언더그라운드 시대
  • 지하철의 영웅들
  •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
  • 앞으로의 계획
  • 한국 전시회 일정
  • Hell on Wheels, 지옥의 바퀴



쇠퇴하는 도시 뉴욕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 뉴욕시는 재정 파탄과 치솟는 범죄율로 ‘공포의 도시’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습니다. 주당 250건의 강력 범죄가 보고될 만큼 지하철은 그 공포의 중심지였죠. 그러나 스필러의 눈에 비친 뉴욕은 달랐습니다. 그는 범죄와 폭력 뒤에 숨겨진 디스코, 펑크, 힙합이 뒤섞인 활기찬 문화의 진동을 포착했습니다. 거친 현실 속에서 피어난 예술과 자유로운 영혼들에 매료된 스필러는 그들을 피사체로 삼아 다큐멘터리 이상의 것을 기록했습니다.


지하철 플렛폼 철길 라인을 한쪽 발로 밟고 한손에는 커다란 오디오를 들고 화려한 주황 바지와 쫄티에 어울리는 포마드로 가르마를 탄 헤어와 콧수염을 한 남성이 보입니다.

아날로그 언더그라운드 시대

스마트폰 하나로 조용해진 현대 지하철과 달리, 당시 뉴욕의 지하철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극장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신문을 읽고, 대화를 나누고, 때로는 지하철 내부를 캔버스 삼아 그래피티를 그렸습니다. 스필러는 계획 없이 거리를 거닐다 카메라를 들었고, 때로는 모델처럼, 때로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매력적인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정장과 넥타이를 맨 말쑥한 차림으로 촬영에 나섰던 그는 할렘에서 경찰에게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그렇게 입으면 강도당하기 쉽다”는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잠시 공원 벤치에서 잠이 든 사이 지갑과 장비를 모두 도둑맞았지만, 그에게 뉴욕은 위험한 곳이 아니라 그 자체로 활력이 넘치는 예술의 도시였습니다.



지하철 플렛폼 계단과 이동하는 지하철 옆에 롱 스커트를 입은 긴머리 백인 여성과 그옆을 흘겨보는 흑인 여성 주변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서있는 모습입니다.


지하철의 영웅들

윌리 스필러는 인터뷰에서 "나는 뉴욕 지하철을 '지옥'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영웅으로 보았죠. 어두운 지하철은 마치 무대와 같았고, 사람들은 그 무대 위의 배우들이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시 뉴욕 지하철의 어두운 분위기와 사람들의 강렬한 표정을 포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스트로보(플래시)를 사용해 극적인 조명을 연출했습니다.

  •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 스필러의 사진에는 스위스 사진학교에서 배운 정교한 구도와 마틴 스코세이지(Martin Scorsese) 감독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시네마틱한 조명 기법이 동시에 녹아 있습니다. 그는 거친 현실을 기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연출된 스틸컷처럼 보이는 독특한 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윌리 스필러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힙스터와 깡패의 가면 뒤에 숨은 아름다움에 목마른 몽상가'가 되고 싶었다고 회고합니다.
  • 전시회 활동: 스위스, 독일, 파리 등 유럽 여러 도시의 갤러리에서 그의 작품들이 꾸준히 전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파리의 Galerie Zürcher와 제네바의 Galerie Esther Woerdehoff 등 유명 갤러리에서 그의 사진이 정기적으로 소개되며 여전히 많은 관람객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카이브 작업: 그는 과거의 방대한 필름 아카이브를 정리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의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와 전시 소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의자에 앉아있는 단발머리 여성의 스카프와 어울리는 상의를 입고있으며 옆에 남성은 머리보다 큰 모자를 쓰고 빈티지 스타일의 카라티를 입고 있으며 흑인 여성이 청우주복을 입고 정면을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Hell on Wheels, 지옥의 바퀴

1977년부터 1984년까지, 스필러는 8년간 뉴욕 지하철의 다양한 역과 시민들의 모습을 기록했습니다. 1986년 출판된 그의 사진집은 많은 사랑을 받으며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그의 사진 속 인물들은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패션 모델'처럼 보입니다. 헤어스타일, 액세서리, 재킷, 신발까지, 요즘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올드 머니 룩'과는 또 다른, 날 것 그대로의 언더그라운드 스타일이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Artist : Willy Spiller (Swiss)
Homepage : https://www.willyspiller.com/hell-on-whe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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